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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기능으로 본 암호화폐

상품화폐 - 금속화폐 - 신용화폐를 거쳐 이제 화폐의 새로운 역사. 암호화폐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화폐의 기능으로 본 암호화폐-그림.1] 암호화폐

화폐를 화폐로서 사용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화폐의 3대 기능

  • 교환의 매개체
  • 가치 척도의 기능
  • 가치 저장 기능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지 현재 시점(21년)으로 13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화폐로서의 자격논란은 끊기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 역시 위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폐의 기능을 충족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입니다. 이렇게 애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 가치 척도의 기능에 대해 해결 해야할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화폐의 3대 기능을 비트코인(암호화폐)에 적용시켜 봅시다.

화폐의 3대 기능으로 본 비트코인(암호화폐)

1. 교환의 매개체

비트코인 피자데이(bitcoin pizza day)

[사진] 인증사진찍는 라스즐로 핸예츠와 아이들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라스즐로 핸예츠(Laszlo Hanyecz)라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이용해 처음으로 피자 2판을 구매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날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사용하여 처음으로 피자를 주문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서, 매년 5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데이(Bitcoin Pizza Day)라고 말합니다. 이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최초의 실물 거래이고, 이로써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더욱이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시에 피자 두 판을 비트코인 1만개로 지불했으며, 현재 22년 1월 기준 비트코인 1만개는 약 5000억원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가게는 별로 없습니다. 어느 피자집이 비트코인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색다른 뉴스로 거론되기도 하고, 코인맵 등 비트코인 가맹점을 보여주는 앱도 있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교환의 매개체로서의 기능은 완벽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핀테크 업체인 페이팔(PayPal)이 작년부터 전 세계 2600만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페이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국내에 유통 중인 다날은 21년 9월 기준 7만 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했고, 글로벌 결제업체인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전 세계 3000만 가맹점에서 사용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쓸 수 있는 곳이 늘어난다는 것은 교환의 매개체로써의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가치 척도의 기능

현재 비트코인을 보았을 때, 가격의 변동이 심해 가치 척도로 기능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암호화폐가 가진 향후과제이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들 중 하나가 가치 안정화폐(Stable Coin, 스테이블 코인) 입니다.

비트코인은 한 단위(BTC)당 가격이 2017년 12월 1만9783달러까지 올랐다가 폭락해 2018년 12월 3177달러까지 내려가고, 2019년 6월 1만3929달러까지 다시 올랐다가 2020년 3월 454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닌 가치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적정한 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해 시선이 엇갈립니다. 한 예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모든 거품의 어머니’일 수 있다며 버블론(투기에 의해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3. 가치 저장 기능

세간에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화폐가 아닌 디지털 자산으로 그 정체를 변신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교환의 매개가 아니라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재조명받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 디지털 자산의 측면에서 채굴 과정의 어려움과 희소성을 내세워 암호화폐를 **디지털 금(金)**이라고도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무제한 돈 풀기’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를 대신해 비트코인이 자산을 보관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원화를 발행하고 통화량을 관리하는 한국은행과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까지 암호화폐를 정식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술할 사례들을 통해 대한민국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자산가치를 인정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1년 1월. 대법원에서는 한때 국내 규모 4위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000의 전 대표 A씨에 대해 암호화폐 개발업체 대표로부터 67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상장 편의를 봐준 ‘배임수재’ 혐의로 1년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하였습니다. 이번 판결로 법원에서도 ‘뇌물’로 쓰인 암호화폐의 자산가치를 인정한 셈인 것입니다. (관련기사: 한겨레 기사)

  • 현재 정부에서는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인정하고 있고, 이 때문에 거래소들에게 신고, 거래내역 관리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정부는 2020년 말 세법 개정을 통해 2022년 부터 비트코인 투자수익에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암호화폐의 화폐적 가치나 투자 자산 가치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암호화폐 투자자에 대한 보호 조치 등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엔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이 아닌 '디지털 자산'으로 보고 암호화폐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으며, '디지털자산법'(디지털자산산업 육성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등이 발의 되기도 하였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화폐의 기능으로 본 암호화폐-그림.2] 기획재정부가 2021년 1월 16일에 공표한 세법개정안. 비트코인은 '가상자산'이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부과된다.